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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다윈지능

공감의 시대를 위한 다윈의 지혜

최재천


디자인계에서 오래전 부터 '융합'이 화두여서 괌심을 갖다 '통섭'이라는 키워드로 생물학을 이야기하시는 교수님 강연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한번 읽어봐야지하다 늦게나마 읽은 책. 2009년 다윈 탄생 100주년이여서 생물학계에서 여러 이벤트중 하나라고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분야와의 '융합' , '통섭'을 생물학계가 잡은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들었다. 

01 진화론, 그 간결미 

진화의 필요충분조건

 

첫째, 한 종에 속하는 개체들은 각자 다른 형태, 생리, 행동 등을 보인다. 즉 자연계의 생물 개체들 간에 

       변이(variation)가 존재한다. 

둘째, 일반적으로 자손은 부모를 닮는다. 즉 어떤 변이는 유전(heredity)한다. 

셋째, 환경이 뒷받침할 수 있는 이상으로 많은 개체들이 태어나기 때문에 먹이 등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competition)할 수밖에 없다. 

넷째,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형질을 지닌 개체들이 보다 많이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02 자연 선택의 '원리' 
03 돌연변이 맹신의 허점 
04 변이, 변화의 원동력 
05 진화의 도박, 유전적 부동 
06 진화는 진보인가? 
07 적응과 자연 선택 
08 완벽한 진화란 없다 
09 눈먼 시계공 
10 진화의 현장

11 진화의 실험실, 병원 
12 성의 진화 
13 암수의 동상각몽 
14 허풍은 수컷의 본성? 
15 일부일처제의 모순 
16 레크(Lek)와 경합 시장 
17 성의 기원: 암수가 꼭 필요했나? 
18 성은 꼭 암수 둘이어야 하나? 
19 유전자의 눈으로 본 생명 

 

해밀턴(William Donald Hamilton)은 우리에게 유전자의 눈높이 또는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렌즈를 제공했다. 

유전자 렌즈를 통해 보는 세상은 언뜻 허무하고 냉혹해 보인다. 지금 이 순간 엄연히 숨 쉬고 있고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내가 내 삶의 주체가 아니고 내 삶의 이전에도 존재했고 내가 죽은 후에도 존재할지 모르는 내 유전자가 진정한 내 생명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자칫 염세주의의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기적 유전자』는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해밀턴의 이론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해 준 책이다. 도킨스는 긴 진화의 역사를 통해 볼 때 개체는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덧없는 존재일 뿐이고 영원히 살아남는 것은 바로 자손 대대로 물려주는 유전자라고 설명했다. 

 

유성 생식을 하는 생물의 경우, 사실상 개체들이 직접 자신들의 복사체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후손에 전달되는 실체는 다름 아닌 유전자이기 때문에 적응 형질들은 집단을 위해서도 아니고 개체를 위해서도 아니라 유전자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도킨스는 개체를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라 부르고, 끊임없이 복제되어 후세에 전달되는 유전자, 즉 DNA를 '불멸의 나선(immortal coil)'이라고 일컫는다. 개체의 몸을 이루고 있는 물질은 수명은 다하면 사라지고 말지만 그 개체의 특성에 관한 정보는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생명, 적어도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명의 역사는 유전자의 역사이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체들이 태어났다 사라져 갔어도 그 옛날 생명의 늪에서 우연히 탄생하여 신기하게도 자기와 똑같은 복사체를 만들 줄 알게 된 화확 물질인 DNA와 그의 후손들은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이 엄청난 생물 다양성을 창조해 냈다.  

 

각각의 생명체의 관점에서 보면 생명은 분명히 한계성(ephemerality)을 지니지만 수십억 년 전에 태어나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는 DNA의 눈으로 보면 생명은 홀연 영속성(perpetuity)을 띤다. 지구의 생명의 역사는 DNA라는 매우 성공적인 화학 물질의 일대기이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생각했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홀연 마음이 평안해지더라고.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그렇게 되면 드디어 마음을 비울 수 있다. 비울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마음 한복판에 커다란 여백이 생기는 걸 느끼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종교가 우리더러 마음을 비우라지만 그처럼 어려운 일이 어디 또 있으랴. 유전자를 받아들이면 저절로 비워진다. (pp.213-215)


20 선택의 단위, 수준, 대상, 그리고 결과 
21 계약의 생물학 
22 종교의 진화 : 굴드, 윌슨, 도킨스, 그리고 데닛 
23 문화의 진화와 유전자의 손바닥 

 유전자장 이론 (遺傳子掌 理論)  

 

만일 문화를 '한 개체군의 모든 행동 유형의 집합체'라고 정의한다면 문화도 그 근원을 파고 들면 결국 유전자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누가 만일 나에게 유전자 결정론자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용의가 있다. 거듭 강조하건대 그렇다고 해서 유전자의 꼭두각시를 상상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우리 인간 유전자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 인간의 문화가 참으로 다양하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 인간의 유전자가 깔아 준 멍석 위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천방지축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수만 리를 날아 구름 위로 솟아있는 기둥에 "손오공이 다녀가다"라고 새기고 부처님께 돌아와 자랑을 했는데 알고 보니 그 글씨가 적힌 곳이 부처님 손가락이더라는 『서유기(西遊記)』의 일화가 생각난다. 나의 이러한 생각을 언제부터인가 '유전자장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나름 정리하고 있는데, 물리학의 '자기장 이론'처럼 '마당 장(場)'을 써야 옳겠지만 '손바닥 장(掌)'을 써서 '遺傳子掌 理論'으라 부르면 어떨까 생각하면 혼자 빙그레 웃어 본다. (pp.263-264)   


24 리마르크의 부활? 
25 자유 의지의 출현과 인간 두뇌의 진화 

 설명의 뇌(explaining brain)  

 

나는 오래전부터 인간 두뇌의 진화 단계에 또 하나의 단계를 첨가하고 그에 대한 지지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인간 두뇌의 진화를 연구하는 진화 생물학자들은 대개 세 단계를 설정한다. '생존의 뇌(survival brain)', '감정의 뇌(feeling brain)', '생각의 뇌(thinking brain)'가 그들이다. 동물의 인지에 관한 수많은 관찰 결과들로 인해 생존의 뇌와 감정의 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생각의 뇌로도 우리 인간의 뇌를 다른 동물의 뇌와 구별해 낼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우리 인간의 뇌가 다른 모든 동물의 뇌와 다른 결정적인 차이는 우리만이 유일하게 '설명의 뇌(explaining brain)'를 지닌 점이라고 생각한다. 인간만이 유일하게 시를 쓰며 신화를 만들어 내고 심지어는 신을 창조하기도 한다. 설명의 뇌는 앞의 다른 세 종류의 뇌와 달리 행위 이전이 아니라 이후에 기능한다. "세계를 손에 넣은 뒤에 온다"는 말이다. 

 

자유 의지가 데닛(Daniel Dennett)의 주장대로 자연 선택의 결과라면 그 결과로 인간의 뇌가 지금처럼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자유 의지를 가능하게 하는 '선택 기계'의 전 단계인 '상황-행위 기계(situation-action machine)'는 인간 이전 단계의 수많은 동물들에 이미 존재했지만 고도의 언어 발달이 전제되어야 하는 '설명의 뇌'는 오로지 인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진화할 수 있었다. 내가 설정하는 '설명의 뇌'는 바로 자유 의지의 진화로 나타난 결과이다. (pp.286-287)


 

DNA를 통하여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유전자 역사'를 생각하면 어른들이 명절때 만나면 하시는 "남자친구는?""결혼 언제하니?"같은 질문도 같이 생각나가한다. 나이있음에도 아이가 없는 나로서는 이 이슈에대하여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TT 그리고 통섭, 융합을 하려면 기존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각이 팔요할텐데 이미 사고의 틀이 갖추어진 중년은 통섭, 융합적인 사고로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어른으로써 새로운것을 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활을 해야하는 것인가라는 다소 보수적인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내가 교류하여 시너지를 내려면 내가 어때야하는가를 생각하게했다. 물론 내가어떤 것에 관심있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나와는 다른 배경지식을 갖고있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내가우선 많이 들을 수있어야하는구나 그리고 내가 아는것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일깨워줬다.